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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노래 잘 부르는 법. 그 두 번째




노래 잘 부르는 법. 그 첫 번째에 이어 두 번째를 적는다. 두 번째에서는 발성과 기교를 중점적으로 설명한다. 단, 핵심 위주의 설명이니 각 발성과 기교의 자세한 연습법은 김명기 씨의 보컬 강의를 참고하자.




발성


사람의 몸은 리코더와 같다고 한다. 리코더도 아랫부분, 중간, 위가 있듯이 사람의 몸도 아래, 중간, 위가 있다. 각 부분을 ‘울림통’이라 한다면, 어느 부분의 울림통을 중점적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흉(胸)성/비(鼻)성/두(頭)성 등으로 나뉜다.

흉성은 말 그대로 목 밑과 가슴, 비성은 코 뒷부분의 비강, 두성은 비강보다 더 깊숙한 머리 부분을 울림통으로 사용한다. 또한 어느 한 발성만 주야장천 고집하는 것보다, 다양한 창법을 적재적소에 쓰는 것이 훨씬 듣기 좋은 노래를 만들어 낸다. 그 이유는, 사람이란 동물은 뭐든지 ‘동일’보다는 ‘변화’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데, 노래도 마찬가지기 때문이다.6 나아가 모든 발성은, 노래 잘 부르는 법. 그 첫 번째에서 설명한 ‘목에 힘 빼기’가 필수다. 목에 힘을 준 상태에서는 창법 구사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흉(胸)성


가슴을 울림통으로 활용하는 흉성은, 특이한 창법이다. 한 가지 발성으로 독립해서도 쓰이지만, 다른 발성에 더해 목소리에 ‘버터칠’을 해주는 감미료로도 쓰이기 때문이다. 주로 저음과 중음에서 많이 쓰이나, 힘들지만 고음도 커버할 수 있다.1

한 가지 흉성에서 주의할 점은, 자신의 음역대가 3옥솔이 한계라 하면, 흉성을 쓰면 1에서 2단계 정도 음역대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즉, 음역대가 3옥미 정도가 된다. 애초에 흉성이란 발성이 고음을 내는데 적합하지 않기 때문인데, 이는 흉성으로 고음을 내는 것을 더욱 힘들게 하는 원흉이다.



비(鼻)성


해부학적으로 사람의 코 뒷부분에는 비강이라는 텅 빈 공간2이 있다고 한다. 비성은 바로 이 부분을 울려서 소리를 내는 발성이다. 저음보다는 중고음에 어울리며, 애절한 감성을 전달하는 데 특장점이 있다.

비성은 코맹맹이 소리와는 다른데, 실제로 코맹맹이 소리는 코를 두 손가락으로 잡으면 소리가 안 나거나 매우 이상하게 들리는 반면, 비성은 코를 잡던 말건 아무 문제 없이 정상적으로 소리가 난다.

바비킴 씨의 사랑 그놈… 이나 성시경 씨의 노래가 비성을 중점적으로 활용하는 노래다.



두(頭)성


고음의 꽃이라는 두성이다. 제대로 고음을 내려면 두성을 모르면 얘기가 성립되지 않는다. 또한 음역 외에도 목소리에 쨍쨍한 ‘힘’를 원한다면, 반드시 익혀야 하는 발성이다.

실제로 흉성과 비성에 비해, ‘아 이런 게 두성이구나’는 감을 잡기가 쉽지 않은데, 강의에서 추천하는 방법은,

울림통의 위치는 비강보다 살짝 뒤로 잡으며, 일본어의 ‘つ’처럼 아래→뒤→위→앞 이렇게 음을 곡선을 그리면서 끌어올리는 식으로 연습 하라고 한다.

두성은, 보통 그 자체만으로는 뭔가 2% 부족할 때가 많아서, 다른 발성이나 기교와 많이 섞는다. 특히 창법 중에서 ‘샤우팅’이라는 창법이 있는데 이는, 두성+목긁기를 중점적으로 섞은 것이다. 또한, 두성+흉성은, 두성의 파워풀함과 흉성의 부드러움이 섞이는 매우 좋은 조합이며, 이 외에도 수많은 두성의 조합이 있다.




기교


발성에 이어서 기교를 살펴보자. 지구 상에 60억의 인류가 있고 사람마다 노래 스타일이 다르듯 기교의 숫자도 무한정일 것이다. 그래도 대표적인 몇 가지 기교가 있으니 그것들만 살펴보자. 기교를 알면서 노래에 맞지 않아 일부러 안 하는 것과, 아예 기교 자체를 몰라서 못하는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반드시 전자의 사람이 되자.



바이브레이션


초보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바이브레이션(이하 바이브)이다. 바이브에는 흉바, 턱바, 두바가 있는데, 흉바는 가슴으로, 턱바는 턱을 움직여서, 두바는 머리의 공명으로 낸다. 일반적으로 저음일수록 흉바, 고음일수록 턱바 혹은 두바라 하는데 정해진 것은 아니다. 각각의 바이브를 구사할 줄 안다면, 연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거기에 맞는 바이브레이션이 나온다.3

또한, 바이브에 익숙해지면 소절을 생으로 쭉 뽑으면서 끝내는 것보다, 바이브로 끝내는 게 더 편하고 안정적이다. 다만 주의할 점이 두 가지 있는데, 첫째는 시작부터 끝까지 바이브를 먹이는 것과 끝나기 직전 1초 정도만 살짝 먹이는 것, 두 가지 바이브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바이브로 소절을 끝내더라도 반드시 노래 자체의 박자는 지켜야 한다는 점이다.4



목긁기


목긁기는 목에 힘주기와는 다르다, 힘주기와는! 다른 모든 발성, 기교와 마찬가지로 목긁기도 일단 목에 힘을 빼는 것이 먼저다. 그 상태에서 성대를 집게로 집듯이, 콱 긁어주는 게 목긁기다.5

제일 쉽게 떠올리는 방법은 락커들이 내는 괴성(?)을 생각하면 된다. 물론 세게 긁냐, 살짝 긁냐, 목의 중간을 긁냐, 목의 하단을 긁냐 등에 따라 천차만별의 소리가 나며, 적재적소에 쓰면 노래가 정말 맛깔나게 변한다.

위의 두성 파트에서도 언급했지만 ‘샤우팅’이란 게 창법은, 두성 + 상시 약한 목긁기로 내는 소리다. 제대로 구사하는 가수가 세계에 몇 없을 정도로 어려운 창법이라고 한다.



뒷끌기


노래 중간에 음이 변할 때, 혹은 노래가 끝날 때 밋밋하게 음을 내지 않고 한 번 확 돌리는 것이다. 보통 평음 → 비성 → 두성 → 평음 이런 식으로 많이 돌린다. 강의 후반부에 김명기 씨가 많이 강조하던데, 뒷끌기 처리가 안 된 노래는 허접하고 아마추어 티가 팍팍 난다고 한다. 그리고 자기에게 배웠는데 뒷끌기로 소절을 마치지 않고 그냥 끝내면, 가서 혼내주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뱀발이지만 우연히 디지털 음악 프로세싱을 하는 사람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과거 아날로그 방식으로 곡을 처리하면 이 뒷끌기가 제대로 표현되지만, 디지털 방식으로 처리하면 불가능하다고 한다. 기술의 진보가 음악의 퇴보를 부르는 상당히 아이러니한 현상.




마치며


이상이 내가 아는 모든 노래 지식이며, 대부분 김명기 씨의 강의에서 배운 것이다. 본 글에서는 핵심만 요약하여 적어놓았으니, 연습 방법이나 상세한 설명은 김명기 씨의 강의를 참고하자.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게 하나 있는데, 바로 노래방이다. 현재 노래방은 조율이 엉망으로 된 곳이 대부분이라, 노래 실력을 늘리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그런 허접한 노래방에서의 10시간보다, 차라리 집에서 1시간 연습하는 게 노래 실력이 더 는다. 주의하자.

이 글이, 노래 실력을 늘리기 위해 고민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이만 줄인다. 끝.

  1. 흉성으로 고음을 내는 대표적인 노래가 박완규 씨의 천년의 사랑이다.
  2. 이런 모습이다.  
  3. 비주얼 상으로는 턱바가 제일 눈에 띈다. 라이브 영상을 보면 실제로 턱이 덜덜덜 떨린다!
  4. 노래 박자를 무시하고 바이브를 내키는 대로 너무 빨리 끝내거나 너무 길게 뽑아버리면, 노래가 엄청 어색해진다.
  5. 어떤 의미에서 목에 힘을 빼지 못한 사람은, 상시 잘못된 목긁기를 하고 있다고 봐도 좋다.
  6. 처음부터 끝까지 비성인 노래보다는, 시작은 비성이되 중간 부분은 흉성, 클라이맥스에서는 두성인 노래가 훨씬 듣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