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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旅 - 해외여행, 맛집

도쿄, 하코네, 요코하마 여행 2일차 - 어린 왕자 박물관, 가이세키

여행기간 : 2015.04.08 ー 04.11 3박4일, 렌트카 여행
여행장소 : 도쿄, 하코네, 요코하마



어린 왕자 박물관(星の王子さまミュージアム)



전화번호 : 0460-86-3700

주소 : 神奈川県足柄下郡箱根町仙石原909

홈페이지 : http://www.tbs.co.jp/l-prince

입장료 : 어른 ¥1,600


유리의 숲 미술관을 둘러본 후 어린 왕자 박물관으로 이동했다.1 렌터카로 5분도 안 되는 매우 가까운 거리다.2


1999년에 개장한 이 박물관은, 어린 왕자의 작가 생텍쥐페리의 사진, 편지, 애장품을 전시해 놓았으며, 심지어 그가 집필 활동을 한 장소들을 그대로 재현해 놓기도 했다.3 또한 이런 실내 전시실 외에도, 아름다운 야외 정원도 인기이다.


매표소 입구



역시나 찍고 버리는 입장권. 다만 재방문 때 티켓을 들고 오면 입장료를 할인해 주는데, 언제 다시 올지도 모르겠고 귀찮아서 버렸다. 티켓이 예쁘긴 예쁘다. 입장권 수집하는 분은 보관하셔도 좋을 듯.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의 인공 정원이 떠오르는 건물과 야외정원.



소설에 나오는 건물인 듯하다. 하지만 소설을 읽은 지 하도 오래되어서 까먹음(...)



소설에 나오는 거리를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날씨가 몹시 추워서 제대로 즐기기 힘들었는데, 따뜻한 봄날에 오면 어린 왕자의 세계로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맵시 있게 꾸며 놓은 거리. 보통 어린 왕자 박물관을 대표하는 사진이라 하면 이 각도에서 찍은 사진이 첫손가락에 꼽힌다.



건물 한켠으로는 이러한 소품이 아기자기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어린 왕자 대형 피규어



어린 왕자 외에도 이렇게 소설 속 등장인물도 대형 피규어를 만들어 놓았다. 이 사람은 임금.



이 사람은 사업가. 이 외에도 지질학자, 여우, 가로등 켜는 사람 등 많은 피규어가 있다.



야외 정원 둘러본 후 사진에 보이는 전시실 입구로 들어간다.



생땍쥐페리가 실종되었을 때 몰던 비행기의 대형 피규어를 전시해 놓았다. 어린 왕자 박물관에서는 여기까지만 촬영 가능하며 이후 전시실 내부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 없다.4


관람평은... 정말 입이 딱 벌어질 수준.


마치 신이 그 사람 옆에 붙어서 카메라로 밀착 취재한 것처럼, 한 사람이 태어났을 때부터 사망 시까지 그 사람과 관련된 거의 모든 자료를 다 모아 놓았다. 실제로 살아있는 사람에게 저렇게 했다면, 진작에 스토커 혐의로 감옥에 가지 않았을까... 진짜 어마어마하게 잘 모아놓았다.


다만 유리의 숲 미술관에서도 그랬지만, 영어 설명이 없는 게 아쉬웠다. 아무래도 국제적으로 더 홍보하려면, 내용을 영어 정도로는 번역해 놓는 정성이 필요할듯싶었다.



유명하고 맛있다는 프랑스 요리 레스토랑. 후기를 읽어 보니 평이 좋던데, 우리는 이미 유리의 숲에서 식사했기 때문에 패스. 프라이팬에 별을 볶는듯한 조형물이 인상적이다.



출구 근처에 있는 카페에서 지친 다리를 쉬며, 식사 대신 커피를 마셨다. 잔이 무척 예쁘다.



처음엔 토사물 얼룩(...)인 줄 알았다. 뭘 봤길래 이걸 보고 그런 생각이 드는 거지 자세히 보면 어린 왕자를 새겨 놓았다. 어린 왕자 박물관을 끝으로 오늘의 관광 일정은 종료.




료칸 : マイユクール祥月


저녁으로 가이세키를 예약해 놓아서 일찍 료칸에 체크인했다. 료칸의 입구인데 라쿠텐 기준 평점 4.6인 료칸이다. 다만 위치가 언덕 꼭대기라, 입지 점수가 3.5점으로 낮았다. 하지만 이 말은 바꿔말하면, 방, 서비스, 음식, 목욕탕 등 다른 모든 점수는 하늘을 찌른다는 말. 렌터카를 몰고 여행을 할 땐 이런 곳이 안성맞춤이다. 차가 있으니 굳이 입지에 구애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일 인당 한화 10만 원, 총 20만 원 싸게 잤다. 어떻게 이게 가능하냐? 숙박 플랜에서 방 타입을 ‘료칸에 맡긴다.’ 옵션을 선택했기 때문이다.5 이 옵션은 체크인 때 양실(洋室) 일실(和室)을 선택할 수 없으며, 료칸이 정해주는 방에 묵어야 한다. 그런데 막상 도착해보니 양쪽 타입 다 여유 있어서, 지정받은 양실을 와실로 바꿨다. 완전 이득...6



라쿠텐 트라블 사이트를 통한 온라인 예약이라 이런 혜택이 가능했지, 일반적인 오프라인 예매였다면 어림도 없는 소리다. 현금으로 2만5천 원가량의 라쿠텐 포인트 적립은 덤.



뭔가 상을 많이 받은 듯.



웰컴 드링크. 사과즙과 매실즙을 섞은 주스다. 과하게 달지 않고 새콤한 게 맛있었다.



방 모습. 감동이다. 이때까지 자본 료칸 방 중에서 최고. 저번에 묵은 게로 온천이나 카미코지의 료칸과 비교도 안 될 만큼 훌륭했다.



그리고 넓기도 엄청 넓다. 평수로 치면 40평 정도. 나아가 다다미방인데 퀴퀴한 냄새 전혀 안 났다. 막 건조한 매트리스처럼 뽀송뽀송한 촉감.



일본의 료칸에는 다다미방마다 귀퉁이에 이런 것이 있다. 얼핏 듣기로는 여기서 공연도 한다던데... 그러기엔 너무 좁은듯.


식사 시간이 거의 다 되어서 빠르게 대욕탕에서 목욕했다. 대욕탕도 매우 훌륭했는데, 실내탕/노천탕/거품탕/약탕 등이 있었고 내부 시설도 깔끔했다. 수질도 엄청나게 좋아서 게로 온천처럼 담갔다 나오면 피부에 매끈함이 느껴진다.




료칸의 하이라이트 : 가이세키(懐石)


가이세키는 원래 다도에서 차와 함께 나오는 간단한 요리를 일컫는 말인데, 료칸에서의 고급 요리를 의미하기도 한다. 목욕 후 가이세키 먹으러 2층의 식당으로 이동했다. 료칸 내에서는 유카타 입고 돌아다닐 수 있어서 편하다. 실제로 저녁 식사하러 식당에 가면 사람들이 100% 유카타만 입고 온다.


이 료칸의 가이세키는 3종류. 양식/와식/퓨전. 라쿠텐에서 여긴 퓨전이 맛있다는 리뷰를 봐서 퓨전으로 정했다.7



가보니 사진처럼 모든 세팅이 끝나있었다. 음식이 잘 안 보이는데, 검은 유부초밥과 매실쥬스이다. 초밥을 먼저 먹고 매실 쥬스 마시면 됨.8



나뭇잎 그릇은 장식이다. 위에 음식을 얹어 먹어도 되고 거추장스럽다면 치워도 되고.



식탁 한쪽에는 이렇게 메뉴가 놓여있는데, 손님 이름을 직접 출력해 놓았다. 일본에서 공적인 자리에서 쓰는 연호(年號)인 평성 몇 년 며칠이라는 깨알 같은 디테일은 덤. 이런 정성이 하나하나 모여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게 아닐까. 중간에 가득 적혀있는 것은 오늘 나올 음식들.



이 료칸의 자랑인 퓨전요리. 요리 하나하나마다 신경 쓰고 연구하여 일식와 양식을 적절하게 섞어놓았다. 맛도 짱짱 맛있음!



왼쪽 위의 하얀 것은 두부. 접시에 담긴 것은 회, 빵, 생강 등이다.



죽.



너무 맛있어서 정신없이 즐기다가 사진 찍는 것을 깜빡했다... 이건 디저트. 몽블랑, 치즈 케이크, 그리고 슈크림. 컵에 담긴 건 바나나 푸딩으로, 윗부분에 설탕을 조금 뿌린 뒤 불로 지져서 준다. 맛이 마치 우리나라 ‘국자’같음. 참고로 디저트는 트롤리로 서빙해 주는데,



이렇게 생겼다. 농담으로‘다 시켜도 돼요?’라고 물어보니, 다 시켜도 된다고 한다...




마치며


맛으로 감동을 주는 가이세키를 끝으로 오늘 하루 일정이 끝났다. 유리의 숲 미술관과 어린왕자 박물관 이 둘은,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그만큼 감명 깊었다. 유리의 숲 미술관은 아름다움으로, 어린왕자 박물관은 수집욕의 극치(...)로. 인간의 인생, 살면서 저렇게 해야 뭘 해도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나아가 오늘 머문 료칸도 정말 마음에 들어서 만약 다음에도 여기서 할인 행사를 하면 꼭 다시 와서 자보고 싶다.  끝.

  1. 일본어로는 별의 왕자(星の王子さま)이다.
  2. 다만 하코네의 도로는 마치 강원도 산길처럼, 매우 꼬불꼬불하다. 초보 운전사라면 주의할 것. 애초에 초보자라면 일본에서 운전하지 않겠지만...
  3. 어렸을 때 그가 놀던 방, 집필 활동을 하던 뉴욕의 아파트, 그가 몰던 우편 항공기 등.
  4. 모든 곳에서 사진 찍을 수 있던 유리의 숲 박물관과 비교되는 부분. 개인적으로 매우 아쉬웠다.
  5. 물론 모든 숙박업소가 이런 플랜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6. ‘일본 료칸이면 당연히 와실이지’라는 편견(?)이 있어서 왠만하면 와실(다다미방)에 묵는 편이다.
  7. 예약할 때 미리 이를 선택해야 한다.
  8. 첨에 멋도 모르고 찍어 먹는 건 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