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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자전거로 체지방 폭풍 감량하기


대저 인간의 몸이란 다른 것 같으면서도 대동소이하다. 그중 하나가 운동할 때 몸의 반응인데, 인간이 운동할 때 체지방을 주로 사용하는 심박 구간은 대체로 비슷하다. 바로 zone2(65%-75%) 구간이다. 이 원리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구동 방식과도 견주어볼 수 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악셀을 조금만 밟으면 전기 모터의 힘만 사용하여 전진한다. 그리고 악셀을 더 깊이 밟으면 엔진의 힘도 개입하여 출력을 더한다.

라이딩 시 심박을 zone2에 두는 것은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전기 모터의 힘만으로 주행하는 것과 같다.


그럼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자전거를 타러 나가서 고작 zone2 심박수로 산책하듯 탄다고? 이거 시간 낭비 아니야? 결론은 시간 낭비가 아니라는 것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전기 모터 힘을 사람으로 치면 체지방을 이용한 라이딩이라 할 수 있고, 엔진의 힘을 이용하는 것은 글루코겐(탄수화물)을 이용한 라이딩이라 비유할 수 있다. 특히 심박 구간이 zone4로 넘어가면서부터는 지방 대신 글루코겐 사용량이 급격하게 늘어나며, 이때부터 근육에 글루코겐을 지속적으로 부어주는 “보급”이란 걸 해야 한다. 이렇듯 같은 100km를 타더라도 심박 구간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서 운동의 과정과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현재 나는 두 가지 방법을 병행하고 있다. 더블린에도 겨울이 와서 더이상 평일 출퇴근 시 자전거를 이용하기 힘드므로, 예전처럼 주일 내내 타고 주말에도 타는 자전거 생활은 할 수 없다. 따라서 주말을 이용하여 탄다면 하루는 zone4와 5를 넘나드는 고강도 인터벌을, 다음 날은 zone2를 유지하는 저강도 리커버리 및 체지방 감량 라이딩을 한다. 1회당 거리는 지금 내 실력으로는 무정차 기준 80km가 알맞다. 획고가 800m 정도 되는 더블린 북부 시골길인데, 아직 무정차 100km는 무리였다.


마지막으로 체지방 감량 라이딩에 한 가지 덧붙일 게 있다. 심박수 Zone2에서 탈 때 공복 상태에서 오메가3 캡슐 2개, 그리고 최소한의 보급용 탄수화물만 가지고 탄다. 보급용 탄수화물은 주로 바나나를 이용한다. 그럼 넉넉잡아 80km 기준 3시간 30분이 걸린다.

저강도 라이딩에서는 혈당을 올리는 탄수화물 보급을 최소화하고, 체내 나쁜 중성 지방을 태워주는 오메가3를 보급함으로써, 근육에는 피해를 주지 않은 채 엄청난 속도로 체지방을 태워버릴 수 있다.

이때 명심해야 할 것은 심박수를 Zone2로 반드시 고정할 것. 탄수화물 보급을 하지 않아 저혈당인 상태로 체지방을 주 연료원으로 이용하므로, 높은 Zone을 사용하면 순식간에 근육 내 글루코겐이 고갈되고, 이는 필연적으로 무기력함과 근손실로 이어진다. Zone2 고정이 말은 쉽지 실제로 해보면 호락호락하지 않다. 로드 바이크라는 것이 경쟁 심리가 있어, 남을 추월하고 앞지르고 싶은 욕망이 언제나 샘솟기 때문이다. 올바른 훈련에는 자기 통제력도 무척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