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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일상

[아일랜드 더블린] 모니터 환불 & 새로 지름, 고슴도치 구출, 자전거 펑크, 저녁 식사

모니터 환불 & 새로운 모니터 구매

환불한 모니터는 벤큐의 EW3280U 모니터다. 환불한 이유는,

  1. 주사율이 60hz밖에 되지 않아서 콘솔 게이밍에는 어울리나 PC 게이밍과는 궁합이 좋지 않다.
  2. 16:9 일반 비율 모니터를 써보니 21:9 울트라와이드 모니터에 대한 욕심이 났다.

다행히 구매처가 아마존 UK인데, 아마존에서 직접 판매하는 제품이라서 구매 후 3개월 정도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환불이 가능했다. 그것도 아일랜드의 우체국인 "An Post"를 이용하면 환불 배송료도 무료다! 만약 아마존 직접 판매가 아니고 각 제조업체가 파는 제품이었다면, 아마존을 통해서 구매했더라도 묻지마 환불은 안 된다.

새로 영입한 모니터는 LG의 34GK950F 모니터다. 특징은,

  1. 21:9 울트라와이드 화면 비율.
  2. 최대 144hz 주사율. 같은 라인업에 지싱크 모듈을 탑재한 34GK950G라는 모델이 있는데 그 제품은 최대 주사율이 120hz이다. 이유는 1세대 지싱크 모듈을 탑재했기 때문이다.
  3. Nano-IPS 패널을 사용하여 IPS 패널임에도 적은 인풋렉.
  4. 최소한의 HDR 지원. 이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사기 전에 여러 리뷰 글과 영상을 살펴보았고 이 블로그의 글이 가장 도움됐다. 특히 펌웨어를 업데이트하면 지싱크 모듈을 탑재한 34GK950G 못지 않게 인풋렉이 줄어든다는 것은 꿀팁이다.

21:9 모니터의 특장점이라고 한다면 게임할 때와 영화볼 때 끝내주는 몰입감을 자랑한다는 거다. 특히, 영화볼 때 16:9 모니터로 보면 아래 위로 생기던 레터박스가 사라졌다. 또한, 회사 업무를 볼 때 마치 멀티 모니터처럼 화면을 쪼개서 쓸 수 있는 것은 덤이다.

몇가지 아쉬운 점을 꼽자면 먼저 DP 입력 단자가 하나밖에 없어서, 컴퓨터를 2대 이상 연결해서 쓰려면 HDMI를 사용해야 하는데 그럼 주사율이 85hz로 고정된다. 나 같은 경우는 업무 PC(회사 보안 프로그램이 설치됨)와 게이밍 PC를 구분해서 사용한다. 단순한 사무를 볼 때도 85hz와 144hz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그리고 이건 모니터 외적인 문제인데 현재 쓰는 게이밍 컴퓨터의 성능이 부족하다. 3700x & 2070 Super 구성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역시 QHD 이상부터는 2070 Super로 버겁다. 따라서 현재 게임을 할 때는 옵션을 타협하여 억지로 100 프레임 초반 대로 쓰는 중이다. QHD에서 최고의 프레임을 뽑으려면 2080ti가 딱이다. 올해 말에 3080ti가 출시되면 바로 지를 예정이다.

자전거 루트 개척

그동안 매번 타던 R130 루트가 있다. 헌데 루트에 문제가 하나 있는데 중간에 식품 도매상이 있어 대형 트레일러가 수시로 드나든다는 것이다. 아일랜드의 운전 매너는 (비록 이곳 사람들은 욕하지만) 한국과 비교하기 민망할만큼 좋고 자전거 친화적이기 때문에 안전하긴 하나, 커다랗고 시끄러운 트레일러 트럭이 뒤에 붙거나 추월해가면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개척한 새로운 루트가 바로 옆의 R122를 타고 올드타운, 놀(Naul) 쪽으로 더욱 크게 돌아가는 루트다. 결과는 대만족! 도로도 훨씬 한적하고, 풍경도 훨씬 좋고, 코스 길이를 조절하기도 더할나위 없이 편하다. 짧게는 30km, 또 그날 컨디션과 여유 시간에 따라서 50km, 70km, 100km까지 코스를 쉽게 조절할 수 있다. 요새 주로 타는 코스는 놀, 클로날비, 게리스타운을 거치는 50km 코스이다.

놀은 더블린 북부의 자덕들이 많이 찾는 작은 마을이다. 이유는 마을 중앙에 자전거 친화적인 예쁜 카페가 있기 때문이다. Seamus Ennis Arts Centre라는 곳인데, 현재는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테이크아웃만 되지만 예전에 나도 더블린 윌러스 동호회 따라서 자주 갔다. 요새는 솔로 라이딩 위주로 다니고 중간에 휴식을 취하지 않기 때문에 카페는 거의 방문하지 않는다. 그래도 단체 라이딩시 쉬어가는 곳으로 안성맞춤이다.

이날 라이딩 도중 도로 한복판에서 물을 마시던 고슴고치를 구해줬다. 다행히 내가 자전거 장갑을 끼고 있어서 가시가 있음에도 조심스럽게 옮길 수 있었다. 옮기는 와중에도 차가 서너 대는 지나갔고 그나마 사람인 나를 보고 피해갔지, 얘만 이 자리에 있었다면 십중팔구 로드킬로 죽었을 것이다. 요즘들어 날씨가 좋아지니 동물들도 더 활발하게 활동을 하는데 길에 로드킬당한 얘들이 많아서 좀 안타깝다.

웃긴 건 고슴도치 구해주고 바로 자전거 타이어가 펑크났다. 녀석의 가시 때문은 아니라고 믿고... 싶지만 거의 반 년간 수 천 킬로미터를 주행하면서도 멀쩡했던 타이어인데 왜 이날 녀석을 구해주고 바로 펑크가 났을까. 의심이 간다. 아직 타이어 자가 교체는 좀 힘들어서 자전거 정기 점검 & 세차도 할겸 단골 자전거방을 찾았다. 방문한 곳은 클론타프에 있는 "360 Cycles". 원래라면 공임비를 따로 줘야 하지만 난 아직 프로모션이 남아 있어서 타이어 가격을 제외하곤 모든 서비스를 무료로 받았다.

저녁에 주인댁 아주머니가 선물로 주신 요리. 오븐 구이 소고기, 호박 & 감자 으깬 것, 그리고 삶은 브로컬리다. 가끔 이렇게 요리하실 때면 나까지 챙겨주시는데 그야말로 감사할 따름이다. 중간에 보이는 병 속에 든 게 그레이비 소스인데, 아주머니가 그레이비 소스 만드는 솜씨가 탁월하시다. 그레이비의 맛은 좀 구수하고 짭짤하고 끈기 있는 육수 맛이다. 요리에 뿌려 먹으면 꿀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