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독서할 때 어떡하면 더 빠르고 정확하며, 핵심을 놓치지 않고 읽을 수 있을까를 안내하는 책이에요. 다산 정약용은 그 방법을 삼박자 독서법에서 찾습니다. 3박자 독서법이란, 정독(精讀), 질서(疾書), 초서(鈔書)인데요 하나씩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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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독(精讀)은 글을 아주 꼼꼼하고 자세하게 읽는 것입니다. 내용을 정밀하게 따지면서 읽는 것이죠.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철저하게 근본을 밝혀내는 독서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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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疾書)는 메모하며 읽는 것을 말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책을 읽을 때면 필적(筆跡)을 갖추어두고 깨달은 것이 있으면 잊지 않기 위해서 빨리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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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서(鈔書)는 책을 읽다가 중요한 구절이 나오면 곁에 쌓아둔 종이를 꺼내 옮겨 적는 것, 즉 베껴쓰기를 말합니다.
이중에서 제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초서입니다. 이 책에서도 초서를, 가장 효과적으로 독서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소개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책을 읽는 목적이 있기 때문이에요. 책을 읽는 이유를 먼저 정하고 독서를 시작하므로 주제에 맞지 않는 내용은 빠르게 넘어갈 수 있습니다. 즉 선택과 집중을 한다는 뜻이죠. 건너뛰며 빨리 읽을 부분은 번개처럼 진행하되, 필요한 문단이 나오면 공들여 하나씩 베껴 쓰는 거예요. 마치 가수의 엘범을 들을 때, 내키지 않는 끼워팔기식 곡은 제쳐두고 타이틀 곡 등 들을 가치가 있는 곡만 선택하는 것과 닮은 이치입니다.
초서에서 중요한 것은 복잡한 것을 종합하여 하나하나 살펴 마치 헝클어진 머릿결을 빗질하듯 정리해내는 일이다.
끝으로 다산 정약용도 조선 최고의 독서가로 꼽은 김득신 선생의 글을 인용하며 마칩니다. 위의 사진은 김득신 선생의 고향인 충청북도 증평에 있는 율리휴향촌을 방문했을 때 찍은 거예요.
“재주가 남만 못하다고 스스로 한계를 짓지 말라. 나보다 어리석고 둔한 사람도 없겠지만 결국에는 이룸이 있었다. 모든 것은 힘쓰는 데 달렸을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