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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旅 - 해외여행, 맛집

아일랜드의 대표 굴, 골웨이 자연산 굴

통영을 자주 방문해서 그런지 내 머릿속에는 ‘굴하면 통영 굴!’이라는 편견 아닌 편견이 박혀있다. 이곳 아일랜드에도 그런 곳이 있는데 골웨이(Galway)를 위시한 서부 해안 지역이다. 특히 골웨이 시내에서는 ‘굴 까기 챔피언십’을 비롯해 굴 축제가 매년 열린다. 이러한 골웨이 근교에 굴을 주메뉴로 한 식당이 많은 것은 당연지사. 그중 골웨이 남쪽에 유명한 곳이 바로 ‘Moran’s Oyster Cottage’다. 사실 아일랜드에 살기 전, 아일랜드에 관하여 참고한 영상인 세계테마기행 아일랜드편(https://youtu.be/fzW1tpDSSv0)에서 이 식당을 처음 접했었는데, 음식이 맛있어 보여서 아일랜드 버킷리스트에 넣어두었었다. 영상에도 나오는 식당의 현 주인장인 ‘마이클 모런(Micheal Moran)’ 아저씨도 홀에서도 볼 수 있었다.

Moran’s Oyster Cottage의 주메뉴는 굴 또는 기타 해산물 요리로 크게 나눌 수 있다. 그리고 굴은 다시 자연산(Wild)과 양식(Rock 또는 Giga)으로 구분한다. 자연산과 양식의 가격 차이는 생각보다 크지 않은 편. 자연산 굴은 톡 쏘는 맛이 강한데 여기선 철분 맛(Metallic)이라고 표현하더라. 반면 양식은 자연산에 비해 좋게 말해서 부드럽고 나쁘게 말해서 밍밍하다. 한국의 자연산/양식 광어회의 차이를 떠올려보면 좋을 듯. 타지방 사람들은 진입 장벽이 낮은 양식 굴을 선호하고, 굴에 이력이 난 이 지방 사람들은 강하고 힘센 자연산 굴 맛을 좋아한다고 한다.

직접 먹어보니 강한 맛 순위는 통영 굴 > 골웨이 자연산 > 골웨이 양식 순이었다. 그리고 굴보다 더 진한 맛이 나는 멍게/돌 멍게와는 비할 바가 아니었다. 하나 신기했던 것은 통영에서는 거의 백이면 백 생굴을 먹을 때 초장을 듬뿍 찍어 먹는데 여기선 굴 위에 레몬즙만 살짝 쳐서 먹는다는 점이다. 입에 넣기 전엔 맛이 심심하지 않을까 걱정했으나, 굴이 싱싱해서 그런 최소한의 조미료만으로도 바다의 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굴 외에도 추가로 시킨 것은 해산물 수프와 해산물 모둠 디시. 누가 영국 요리 아니랄까 봐 해산물 수프는 너무 짰다. 참고로 짜게 먹는 편인 한국인 입맛에도 아일랜드의 식당들은 음식이 죄다 짜다. 고혈압이나 심혈관 질환 있으신 분은 주의하는 게 좋을 것 같다. 해산물 모듬 디시에는 게살 나오는데, 인건비가 높은 아일랜드답지 않게 다 발라져서 나온다. 상당한 수고와 노력이 들어갔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