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행에서는 성당과 함께 성(Castle)을 빼놓을 수 없다. 방어 목적의 산성(山城)이 많은 한국이나, 수직으로 높이 솟은 천수각(天守閣)이 특징인 일본의 성과는 달리 유럽에 있는 성, 특히 군사 목적이 아닌 거주 목적의 성은 색다른 맛이 있다.
카일모어(Kylemore) 수도원(Abbey)은 아일랜드 서부를 대표하는 매우 아름다운 성이다. 비교적 최근인 1868년에 Mitchell Henry라는 갑부에 의해 지어졌으며, 이후 성의 소유권은 여러 가문을 거치다가 1920년에 이르러 수도원이 되었다. 당시는 제1차 세계 대전이 한창일 때였는데 폭격으로 벨기에의 Ypres 수도원이 파괴되자 그곳에 있던 수녀들이 각종 귀중품과 유물을 들고 카일모어로 피난을 왔다. 또한 이곳은 수도원뿐만 아니라 명망이 높은 학교로도 기능했는데, 안타깝게도 학교는 2010년에 비용과 신입 학생 감소 문제로 문을 닫았다.
성 안에는 다양한 전시실을 갖추어 두어서 귀족들이 성을 소유했던 시기, 1차 세계 대전에 Ypres에서 가져온 유물들, 천주교 학교 생활 등 카일모어의 다양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대표적인 네오 고딕 양식의 아일랜드 성을 구경하고 싶다면 강력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