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란카나리아 둘째 날 오후에 향한 곳은 텔데(Telde)예요. 라스팔마스에서 자동차로 10분 정도밖에 안 걸려서 접근성도 좋고, 관광객들 사이에 걷기 좋은 마을로 소문이 자자한 곳이랍니다. 그건 아마도 마을 중턱에 위치한 ‘샌프란시스코 구역(Sanfrancisco District)’ 때문일 거예요. 실제로 미국에 있는 캘리포니아의 샌프란시스코와는 비교할 수 없는 크기지만, 반대급부로 덕분에 차에서 내려 느긋하게 걸으며 쉴 수 있어요.
텔데 다음 방문지는 그란카나리아 정원(Jardin de Gran Canaria)로 정했어요. 이 정원은 1952년, 스웨덴 식물학자인 Ragnor Svensson의해 처음 설립되었다고 해요. 그는 그란카나리아의 다채롭고 풍부한 식생을 한곳에 모아두고 보호하며 연구하려 했죠. 그가 정원을 설계할 때 식물은 물론이거니와 건물 하나하나, 심지어 산책로의 돌까지 모두 조화를 이루도록 만들었기 때문에 매우아름다워요. 정원 남쪽에는 방문객들이 많이 찾는 유명한 선인장 군락지가 있어요. 대한민국의 화훼단지에서 전시해놓은 조그만 화분 선인장 아니라, 눈이 휘둥그레질만큼 큰 선인장들이 있답니다. 말 그대로 선인장의 숲을 볼 수 있어요.
둘째 날 마지막 방문지는 반다마 분화구(Pico De Bandama)예요. 그란카나리아는 화산 폭발로형성된 섬이라서 이런 분화구가 꽤 존재하죠. 차를 타고 올라가는 길이 마치 팽이처럼 빙빙 돌아요. 바로 옆이 깎아지는 듯한 낭떠러지라서 위험하긴 하지만 조심해서 운전하면 문제없어요. 그리고 올라가는 도중 창문 밖으로 펼쳐지는 풍광도 끝내주죠. 반다마 분화구의 높이는 해수면 569m고, 위에서 내려봤을 때 분화구 자체의 깊이는 약 200m라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