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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旅 - 해외여행, 맛집

아일랜드 링오브캐리 2박3일 로드자전거 및 드라이빙

먼저 요새 한창 재미를 붙여서, 많이 부족하지만 뚝딱뚝딱 만든 유튜브 영상부터

 

 

포크리로 만든 썸네일인데 깨졌네;

 

대략 이틀 동안 이만큼 자전거를 탔다. 합치면 약 230km 정도.

 

역시 여행 기분 느끼려면 고속도로 휴게소가 최고지

얼마만에 떠난 휴가였는지 모른다. 2020년 올해 2월에 휴가를 낸 뒤에 한 하루도 안 쉬고 일에 매진했으니 한... 7개월 만인가? 사실 이 링오브캐리는 진즉 여름에 왔어야 했는데, 업무에 치이고 코로나까지 터져서 이제야 간다.

 

가는 길에 이런 유쾌한 풍경도 보고. 아일랜드 서부에서는 나름 흔하다.

 

2박을 했던 드로미드 호스텔이다. 이 시기에 링오브캐리는 성수기라서 기본 일박에 15만원이 넘어간다. 하지만 발품을 좀 팔면, 이런 산속에 있는 저렴한 방을 구할 수 있다. 숙박비는 일박에 37유로. 주변에 진짜 아무것도 없는데 어차피 자동차로 음식 사와서 키친에서 해먹을 거고, 자전거만 줄창 탈 거라 상관 없음.

 

나름 더블린에서 4시간 넘게 걸려서 운전해 왔는데 일분일초도 낭비할 수 없지. 바로 트렁크에서 자전거 꺼내서 첫째 날 웜업 라이딩을 나섰다. 먼저 워터빌(Waterville)이라는 곳을 방문했는데, 흔히 볼 수 있는 평화로운 아일랜드 시골 해변가 마을. 하나 특이한 건 찰리 채플린이 휴가 때마다 이곳을 자주 방문했다는 것. 그래서 마을에 찰리 채플린 기념 가게와 동상이 있다.

여기는 스켈리그 아일랜드라는 곳인데,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에서 레이가 수행하러 가는 섬이 있는 곳이다. 육로로는 못 가고 배를 타고 나가야 함. 다만 현재는 코로나 때문에 거의 모든 배가 운휴 상태였다.

 

스켈리그에는 이런 평화로운 풍광이 계속 펼쳐진다. 최고의 해안 라이딩. 근데 업힐도 상당히 심했다. 이때까지 가본 업힐 중 가장 힘들었던 난이도.

 

80km 정도를 후딱 타고 슈퍼 문 닫기 전에 장을 봤다. 그리고 슈퍼 아줌마한테 테이크 아웃 음식점 추천해 달랬더니 바로 옆에 Five Spices라는 동남아 식당이 있는데 맛있다고... 샌드위치와 라면 만으로는 성이 안 차서 나시고랭을 하나 시켰다. 맛은 나쁘진 않았는데 좀 짰음. 휴가 분위기 낸다고 평소엔 입에도 안 대는 술도 마셨다.

 

이틀날은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든든하게 아침을 챙겨먹고 부랴부랴 길을 나섰다. 이날 150km 가까이 달려야 했기 때문. 특히 거리도 거리지만, 거의 2,000미터 가까이 올라가야 했다. 이렇게 힘든 장거리를 뛸 때는 그냥 새벽에서 나가는 게 최고다. 멀어봤자 새벽부터 저녁까지 내내 페달링으로 조지면 초장거리가 아닌 이상 왠만하면 완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는 커레히(Caragh) 호수인데 왠만해서는 방문을 못하는 곳이다. 산중호수 같은 느낌인데 난 역시 이런 장소가 좋다.

 

발라히쉰 패스를 넘어와서 갭 오드 던로(던로 협곡)으로 가는 교차로다. 여기서 싸온 두 번째 닭가슴살 샌드위치를 먹었다. 아일랜드는 영국 옆나라 답게 날씨가 매우 변덕스러운데 이번 여행은 화창해서 정말 다행이다. 애초에 일기예보를 보면서 일부러 맑은 날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긴 했지만. 여름에서 가을 넘어가는 계절의 햇살 가득한 아일랜드는 정말 오색찬란한 매력을 발산한다.

 

협곡 들어가는 길에 예쁜 슈퍼와 휴식 공간이 있어서 추가로 당분을 보충하고 각종 기기들도 충전했다. 장거리를 뛸 때는 이렇게 제때 기기를 충전하지 않으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그리고 협곡에 있는 카페에서 커피를 한 잔 마셨다. 카페 옆에 있는, 사진에 보이는 식당은 케이트의 오두막(Kate's Cottage)라는 곳인데 1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오래된 식당이다. 그런데 대기열이 너무 길어서 꿩 대신 닭이라고 옆에 있던 디저트 카페를 선택했다. 그리고 아직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행인데 아무리 마스크를 썼다고 하더라도 저렇게 모여있는 데 근처엔 가기 싫었고... 그리고 안에 들어가서 먹을 땐 어차피 마스크 다 벗고 먹는다.

 

던로 협곡은 링오브캐리의 가장 유명한 계곡이다. 사시사철 방문객들이 많이 찾으며, 사람, 자전거 뿐만 아니라 마차도 다니기에 가뜩이나 좁은 길에서 자동차로 다니기 쉽지 않다. 특히 주말 황금 시간대에 자가용으로 지나가려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것 같다.

그리고 발라비아마 갭(Ballaghbeama Gap)과 발라히쉰 패스(Ballaghesheen Pass)를 다시 넘어서 숙소로 복귀했다.

링오브캐리 안쪽이 이 정도의 급경사인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에 고생은 정말 제대로 했다. 양쪽 업힐 모두 평균 경사 10% 이상에 최대는 약 10%대 후반을 자랑했다. 그래도 모두 주파하고 보니 성취감이 대단했다.

이건 이날 마지막 다운힐인 발라히쉰 패스 서쪽 다운힐. 구름 사이로 햇살이 군데군데 내리쬐는 "할렐루야" 같은 풍광이 많이 펼쳐졌다.

그리고 마지막 3일차는 위의 유튜브 동영상을 참고! 이상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