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간 : 2013.02.25 ~ 02.28 3박4일
여행장소 : 오사카와 그 부근
민박집에서 여행 3일의 아침이 밝았다. 오늘도 역시나 돌아다닐 곳이 무지막지 많았기 때문에 이른 아침에 주인 아주머니께 인사를 하고 길을 나섰다. 아침먹기 전에 일본 10엔짜리 동전의 모델로도 유명한 뵤도인을 방문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로 치면 10원의 다보탑과 비슷한 포지션이려나?
관람지 : 뵤도인
지도의 침대 아이콘이 민박집. 아래쪽의 녹색 불이 들어와있는 신전 아이콘이 뵤도인이다. 바로 옆의 식당표시는 아침식사를 한 차(茶)소바 가게. 이렇게 남쪽을 둘러보고 지도 위쪽에 있는 후시미이나리 신사, 그리고 최상단부에 짤려서 잘 안보이는 니시키시장에 들리고 오사카 시내로 향했다. 가는 도중에 오사카 외곽에서 렌터카를 반납하고, 전철로 예약을 잡아놓은 오사카 베이타워 호텔에 도착.
뵤도인 입구에 있는 울타리 장식
뵤도인 내부의 박물관이다. 일본의 국보가 다량 전시되어 있으며 현재 10엔 동전에 나온 건물이 공사중이기 때문에 관람객 위로의 차원에서 국보를 더 꺼내놓았다고 한다. 1만엔권 구석팅이에 나오는 주작모양 상(像)의 원본도 이곳에 전시해 놓았다. 내부는 촬영금지라서 사진은 못찍음.
공사중.jpg. 공사하는 줄 알면서도 간 것이다. 옆에 있던 일본 여자애들은 공사중인줄 모르고 온 것 같던데 한탄을 하더라(...)
잘 구경하고 감다...
이른 아침이라 아직 차소바가게가 문을 안열었기 때문에 시간 때우기 용으로 뵤도인 근처의 강변을 따라 걸었다.
특이한 모양의 지붕을 가지고 있는 집
여기서 잠깐 도요타 프리우스의 연비에 대해서 확인하고 넘어가자. 사진에 있는 기름 칸수가 총 10칸인데 1칸에 300킬로미터 정도 가는 듯했다. 2박 3일동안 타고다녔는데 한칸밖에 안닳았다. 이론상으론 기름 한번 넣으면 3,000킬로미터를 가는듯? 한국에서 시베리아 벌판까지 갈 수 있겠네...
음식점 : 차소바 가게
차소바 가게 근처에 주차할 곳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유료주차장을 이용했다. 비싸다!
이 가게는 일본 맛집 어플인 타베로그를 통해서 찾은 집이다. 교토의 명물로 검색해보니 차소바가 뜨고, 그 중에서 평점이 제일 높은 가게를 찾았는데 바로 이집이었다.
사진이 돌아갔네... 뭔가 아주 맛있는 건 아니었지만, 그럭저럭 괜찮았고 색다른 맛이었다. 소바의 경우 면에다가 찻잎을 갈아넣어 먹으면 녹차맛이 나며, 위에 있는 밥은 한국의 오곡밥 같은 느낌이 났다. 밥 옆에 있는 야채와 양갱도 맛있었다.
추가로 시켜본 일본 단팥죽 시라타마젠자이. 약간은 실망스러운데, 일본의 단팥죽은 원래 팥이 눈에 안보일 만큼 곱게 갈아넣고, 떡의 경우 큰 놈을 바삭바삭하게 구워서 넣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집에서 먹은 건 그냥 한국의 단팥죽 같은 느낌.
음식점 옆에 있던 차(茶)통
기념품 가게에 있던 가면이었는데 왠지 무섭게 생겼다.
관람지 : 후시미이나리 신사
차소바를 먹고 향한 곳은 후시미이나리 신사. 영화 '게이샤의 추억'에 어린 장쯔이 역할을 맡은 오고 스즈카가 뛰어다니던 곳이라고 한다. 나의 경우 아리아라는 일본 만화에서 여우신령이 나오는 장면을 보았기 때문에 한번 방문해 보고 싶었다. 그리고 여기 주차료와 입장료가 공짜다! 뭔가 많이 이득을 본 느낌.
신사입구
이 빨간색 문을 도리아라고 하는데 이 신사는 이 쪽으로 특화되어 있다. 뭔말이고 하니...
바로 수량으로 승부한다!라는 뜻
화면에 보이는 빨간색이 모두다 도리아이다. 다만 여기도 춘일대사의 석등처럼 만든지 오래된 것은 아니고, 각 개인이나 단체가 기부형식으로 세운 것을 모아놓은 것이다. 그래도 수많은 도리아들 사이로 걷다보면 색다른 느낌. 여긴어디, 나는 누구?
신사 앞에서 사먹은 타코야키. 맛은 있었는데 좀 짰다.
관람지 : 니시키시장
후시미이나리신사를 나와서 교토의 부엌이라는 니시키시장을 찾아갔다. 이때까지 둘러본 곳이 교토의 외각에 위치해 있다고 하면 니시키시장은 완전 중심부에 위치해 있다.
역시나 유료주차. 비싸다.
니시키시장 근처, 주차장 바로 옆에 있는 기온거리의 풍경. 일본색이 짙게 묻어있다. 먹자골목인데 한국의 요정같은 느낌이났다. (한국에서 요정 가본 적은 없지만서도...) 근데 가격이 요정답게 우주돌파한다. 싼곳도 제대로 먹으려면 일인당 2~3만원 하는 것 같았고, 비싸면 20~30만원...
이 집이 대박이었는데 일본 여행을 하면 우메보시라는 매실절임을 꼭 사온다. 그런데 이 집은 일본에서도 드문 우메보시 전문점인 듯 했다. 물론 좀 고급스러워서 가격은 비싸지만 시식코너에서 맛보니 상당히 맛있었다. 사진에 보이는 우메보시는 메실+가쯔오가루+차조기잎을 함께 넣은 것인데 한국에서는 구하기가 거의 불가능하고, 일본에서도 모든 가게에서 파는 것은 아니다. 사진에 보이는 우메보시 두통과 매실액기스 두병을 구입했다.
술집(이자카야). 근데 술 주(酒)자를 거꾸로 표시해 놓았다.
동물 모형이 있던 아담한 놀이터
이 장면을 보고 게이샤가 사진 찍어주는 건지 알았는데 그게 아니고 바로 '게이샤 복장 체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즉 저기 앉아계신 분도 이쪽 업계 종사자가 아니라 그냥 관광객이란 소리. 기모노만 입어보는 것, 기모노+화장까지 하는 것, 기모노입고 교토 각지를 돌아다니는 것 등 다양하게 체험에 볼 수 있는 듯 했다. 가격은 5만원에서 10만원 정도?
게이샤 체험해 보세요 라는 광고
건물들 사이에 마련해 놓은 귀여운 신사
한 빌라 입구에 있던 자전거 주차장. 자전거인데 자동차처럼 금도 그어놓았다. 번호도 있고... 26번 자전거를 주차할때 금을 밟았구만!
공공장소에 있던 흡연구역. 일본은 거리에서도 금연이라 원칙적으로 저런 곳에서만 담배를 피워야 한다. 그리고 드디어...
교토의 부엌(京都のだいどころ)이라고 불리는 니시키시장에 도착했다. 찾기가 힘들어서 좀 헤매었다. 시장에 있는 가게의 전화번호를 알고 있었으면 한방에 찾아갈 수 있는데...
좌측 하단에 보이는 새구이는 교토명물 참새구이라고 한다.
생선뼈 튀김
초밥 전문가게가 아닌 일반 생선가게에서 한 귀퉁이를 할애해 저렇게 초밥을 팔고 있었다. 고등어 초밥과 장어초밥을 구입
통큰 초밥? 생선 한마리가 밥 위에 통째로 올라가 있다. "가내수공업 고등어 초밥 맛있다 아잉교"라고 적혀져 있다.
이동경로 : 니시키시장 → 오사카 베이타워 호텔
니시키시장을 찾아가는데 한시간, 구경하는데 4시간을 넘게 쓴 것 같았다; 그만큼 볼 것도 다양하고 먹을 것도 많았다. 초밥, 후리카케, 새우말린 것, 쭈꾸미구이(역시 교토 명물) 등 간식용 + 선물용으로 이것저것 사고 후딱 교토를 떴다. 바로 호텔로 돌아가 오늘 일정 종료! 가 아니라 오사카 신사이바시(心斎橋)에 있는 애플 스토어도 들려야 했기 때문이다. 밤 10시에 애플스토어가 문을 닫기 때문에 서둘러야 하는 상황
어제 묵었던 민박집도 그렇고, 렌터카를 반납했던 렌터카사무실도 그렇고 좌변기 위에 신기한게 달려있었다. 저것의 역할을 바로 손 씻는 것으로, 변기의 물을 내리면 어차피 물이 새롭게 보충되니까 보충되는 물 일부를 저렇게 손 씻는데다가 쓰면 손 씻는 물을 절약할 수 있다. 참으로 괜찮은 아이디어라 생각한다.
일본의 화장실 문화 중 바로 위의 사진에서 나오는 손 씻는 곳 외에도 맘에 드는게 하나 더 있었는데, 바로 대부분의 세면대가 자동으로 물이 나온다는 것이다. 한국에도 공항 등에 가면 자동으로 나오는 곳이 꽤 있지만 일본은 한술 더 떠서 비누까지 자동으로 나온다. 손 씻는 동안 단 한번도 다른 사람들이 만진 수도꼭지나 비누를 만지지 않아도 되는 것. 참으로 위생적이고 깔끔한지 아니한가.
렌터카 반납은 금방 이루어졌다. 2박 3일 동안 곱게 타고다녔기 때문에 흠집 등으로 인한 추가비용은 0. 300km 이동하는데 든 기름값 15,000원만 지불하니 모든게 해결되었다. 이제 전철로 오사카 시내에 있는 오사카 베이타워 호텔로 향했는데, 무거운 짐을 들고 신사이바시로 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케리어와 베낭 등을 메고 전철역으로 걸어가고 있자니, 새삼 렌터카의 편리함이 피부로 느껴졌다.
이때 사용한 네비게이션은 일본의 Navitime. 도보 + 대중교통 + 자가용 네비게이션이 한큐에 들어가 있는 훌륭한 앱이다. 여행 출발 전 대중교통+도보 용 네비게이션으로 Navitime을 쓸까 GoogleMap을 쓸까 고민했었는데 일본의 어느 IT컬럼리스트가 쓴 글을 보고 Navitime으로 정했다. 이전 포스트에도 적었지만 GoogleMap보다 일본 전역이 좀더 상세하게 표현되어 있으며, 대중교통 특히 전철의 경우 환승을 고려하여 열차의 중간에 타야할지, 앞쪽 혹은 뒷쪽에 타야할지까지 알려주는 치밀함을 보였기 때문이다. 전철 시각표 따위는 기본탑재.
아무 문제없이 오사카역까지 전철을 타고 도착하여 이제 한번만 환승을 하면 바로 호텔이 나오는 시점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바로 우리가 타고가야 할 전차가 1시간 지연 크리(...) 40분 쯤 기다려 보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전철로 약 2정거장 밖에 안남았겠다, 그냥 택시를 타기로 했다. 일본 택시는 타서 조금만 가게 되면 기본 만원은 깨지는지라 돈이 무지하게 아까웠지만 애플스토어도 가야하는데 더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다. 택시에 타서 기사님께 물어보니 최근 오사카 전철의 연착이 잦은데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가 살인이라고 한다. 자살(自殺)이 아닌 살인(人殺し)이다;; 스쿨데이즈 막장엔딩에서나 볼 수 있는 지하철 떠밀기가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니... 사회불안, 실업 등의 이유가 원인이라고...
우여곡절 끝에 호텔에 도착하여 예약을 확인하고 방을 받았다. 조식까지 적용된 최종요금은 한화로 300,000;; 150,000 정도인 줄 알고 예약했는데 착각도 이런 착각이 없다 ㅠ.ㅠ 참고로 이 호텔은 호텔에 숙박하더라도 주차료, 아침뷔페값, 방값 다 따로 받는다. 위의 사진으로 보이는, 내가 투숙한 45층 방 야경으로 위안을 삼을 수 밖에. 짐을 풀고 서둘러 신사이바시에 있는 애플스토어로 향했다.
관람지(?) : 신사이바시 애플 스토어
아아아...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충분히 애플빠로 비칠 정도로 애플 제품을 사랑하는 나로서 이곳은 성지다. 한국에는 애플스토어가 없고 Premium Reseller 매장 밖에 없기 때문.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이라 야경이 거지같이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매장 내부. 뭔가 이상하지 않는가? 아니 제품을 전시해 놓았는데 제품 가격이랑 사양은 어디서 확인하나? 우리나라 리셀러 매장에는 종이로 옆에 표시해 놓았는데? 정답은 바로 앞에 보이는 아이패드. 각 기기마다 아이패드를 모조리 다 추가로 붙여놓아 패드로 사양과 가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그야말로 돈X랄. 그래도 멋있긴 했다. 한국의 리셀러의 경우 가격 비싸다고 덜덜 떨면서 DP제품도 마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레티나 15인치 좀 보자고 하면 "창고에 있습니다 고갱님"
저 수많은 아이패드들을 보라. 반틈은 DP, 반틈은 사양과 가격 설명용.
한국 애플빠들이 많이 부러워하는 지니어스바. 정작 구글 검색을 해보면 미국인들은 지니어스바에 불만이 꽤 있는 듯 했지만... 예를 들어 내가 직접 기판 뜯어서 살짝만 고치면 될 걸 지니어스 바 가니 40만원 부르더라... 이런 것. 그래도 애플본사에서 직접 해주는 서비스라니 부럽다. 정식 리퍼도 되고... 우리나라는 모조리 다 정식 리퍼가 아닌 리퍼대행.
동생의 맥북에어 구매 때문에 한국과 통화를 하다보니 어느새 10시가 넘어버렸다. 그 결과 사진처럼 우리 빼곤 아무도 없다... 10시가 넘으면 새로운 손님은 받지 않지만 기존에 있던 손님의 볼일이 덜 끝났을 경우, 끝날 때까지 영업종료하지 않는다고. 퇴근시간이 늦어짐에도 친절한 미소로 대해준 직원분들이 고마웠다. 한국에 전화한다고 매장 전화기도 빌리고, 생쑈를 했는데도...
여기서 우리나라 통신사의 개거지, 쓰레기, 병맛, 병신 같은 행태를 알 수 있는데 LTE 상에서 아이폰 페이스타임이 안된다. 이것은 통신사의 정책 때문. 난 SKT 42 요금제, 즉 거의 제일 낮은 요금제를 쓰고 있는데 이걸 쓸 경우 LTE 상에서 페이스타임이 아예 막힌다. 내 돈주고 산 내 데이터인데도 마음껏 쓸 수 없다. 7~8만원 넘어가는 비싼 요금제의 경우 페이스타임을 쓸 수 있긴 한데 데이터 전체가 아니고 극히 일부분, 정확하진 않지만 약 500메가 정도만 쓸 수 있다고 한다. 내 참 더러워서 - _-;; 10시 넘게 매장에서 죽치고 있었어야 하는 이유에 저놈의 통신사 농간이 큰 몫을 했다. 나는 현재 애플스토어 와이파이로 접속해 있는데 동생의 경우 집밖에서 LTE 망으로 접속해 있었기 때문. 만약 두 폰 모두 와이파이 망이라면 일본이 아닌 남극기지에 있어도 페이스타임이 터질 것이다.
긴 기다림 끝에 애플스토어에서 구매한 제품은 총 3가지. 아이패드미니2개 그리고 맥북에어13인치 1개이다. 맥북에어는 영문자판으로 구매했는데 일본자판의 경우 자판의 배치가 글자만 다른게 아니라 특수키도 다르니 일본인이 아닌 이상 절대 사지 않도록하자. 우리가 환전한 환율로 든 돈을 환산해보니 2,084,580 이었다. 2월말 기준으로 동일 제품을 한국에서 사려면 2,570,000이 든다. 저렴해진 환률 + 면세(여권을 보여주면 된다) 때문에 저렇게 싸게 살 수 있었던 것. 모든 구매를 끝내고 늦은 시간까지 고생한 직원분들께 감사하단 말을 전한 후 호텔로 돌아왔다.
야경 한컷 더
원래 신사이바시에 있는 우동스키(うどんすき,오사카 명물이라고 함)집을 예약해 놓았는데 애플스토어 방문하고 나니 시간이 너무 늦어져버려, 호텔방에서 니시키시장에서 산 음식들로 저녁을 때우기로 했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주꾸미구이, 고등어초밥, 장어계란말이 초밥, 유부초밥.
교토의 명물이라고하는 쭈꾸미구이이다. 한국의 조그마한 쭈꾸미보다 훨씬 커 쭈꾸미라기 보다는 작은 문어라는 느낌이 강하다. 이름도 베이비타코. 머리 부분의 내장은 제거하고 거기에 메추리알을 넣어놓았다. 메추리알과 쭈꾸미가 섞여 맛있었다.
고등어초밥. 한국에서는 잘 안팔며, 팔아도 대부분 일본보다는 맛이 없다.
유부초밥
장어계란말이. 계란말이 중간에 장어가 들어가 있다. 맛있긴한데 좀 느끼했다.
오늘까지해서 이번 일본 여행의 주된 일정은 모두 끝이 났다. 원래는 내일 오사카 성 등 오사카 시내관광을 하고 공항으로 갈 예정이었는데, 어렸을 때 오사카 성에 가본 적도 있고 싸돌아 다녀봤자 크게 볼 것도 없는 것 같아서 그냥 호텔에서 체크아웃인 11시까지 느긋하게 있다가 간사이 공항행 특급이 출발하는 전철역 근처에서만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