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旅 - 해외여행, 맛집

북해도 여행 - 넷째 날 아칸국제학센터, 쿠시로 시

여행기간: 2016. 3. 10 - 3. 15 5박 6일

여행장소: 랜터카 북해도 일주


넷째 날 이동 경로. 전날 묵은 잊을 수 없는 료칸 ’라비스타 아칸가와’에서 출발하여 아칸국제학센터(阿寒国際ツルセンター), 쿠시로습지전망대(釧路市湿原展望台)를 거쳐 쿠시로 시(釧路市)까지 가는 비교적 짧은 코스이다. 사실 오늘은 쿠시로 시에서 그 유명하다는 일몰을 보는 걸 제외하면 딱히 예정해 둔 곳이 없었다. 학센터와 습지전망대도 그저 가다가 “어 재미있어 보이는데?” 하고 즉흥적으로 찾아간 곳이다.


아칸국제학센터(阿寒国際ツルセンター)

  • 홈페이지: 링크
  • 주소: 北海道釧路市阿寒町上阿寒23線40番地
  • 전화번호: 0154–66–4011
  • 영업시간: 09:00 - 16:30 (계절 변동 있음)
  • 입장료: 어른 470円


1996년에 설립된 학 보호 & 연구 센터로 일본에서 유일한 곳이다. 본관과 분관이 있으며 본관에서는 학의 생태와 습성에 관한 다양한 전시물을 관람할 수 있고, 분관에서는 실제로 학을 관찰하고 운이 좋으면 먹이 주는 모습을 목격할 수도 있다.[1] 아쉽게도 우리는 먹이 주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



학센터 입구



‘괴물의 정체는’ 이라는 제목의 안내문. 아기 학에게 원활히 먹이를 주기 위해 저런 악몽에 나올 것 같은(…) 괴상한 분장을 한다. 손에는 학 머리를 흉내 낸 인형을 끼고, 가슴에는 학의 울음소리를 녹음한 테이프를 튼다. 원래는 멸종 위기인 학을 보호하여 키우고 다시 야생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미국에서 시행한 방법인데, 일본에서도 배워서 쓴다고.



뭐 어쨌든 의도는 좋은데 사람의 시각에서는 조금 무섭다. 



분관에 있는 우리에서는 이렇게 가까이서 학을 볼 수 있다. 우리의 종류는 두 가지가 있는데 겉보기에 편찮아 보이는 개체가 있는 뚜껑이 있는 우리와, 편하게 와서 밥 먹고 쉬고 가라는 뚜껑이 없는 우리가 있다.



쿠시로습지전망대(釧路市湿原展望台)

  • 홈페이지: 링크
  • 주소: 北海道釧路市幸町3–3
  • 전화번호: 0154–31–1993
  • 영업시간: 09:00 - 17:00 (계절 변동 있음)
  • 입장료: 어른 470円



약 6천 년 전 쿠시로 시가 있는 지역은 얕은 바다였다. 이후 기온이 떨어지고 해수면도 같이 내려가면서 육지(습지)로 바뀌었다. 그런 이유로 지금도 땅을 파보면 조개 등 각종 해양 생물의 흔적이 많이 나온다. 쿠시로습지전망대의 건물 내에는 그러한 생물의 흔적을 전시해 두었으며, 꼭대기 옥상에서는 쿠시로습지와 쿠시로 시까지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우리들이 있었다(僕たちがいた)라는 애니메이션의 배경이 되는 곳이 쿠시로 시라 해서 이렇게 배너를 전시해 두었다. 난 처음 보는 애니인데 동행의 말에 의하면 여성향의 순정 만화라 한다. 참고로 이렇게 애니메이션 로케이션 지역에 해당 애니의 배너를 전시해 둔 건 기후현(岐阜県)의 타카야마 시(高山市)를 방문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당시의 애니메이션은 고전부 시리즈의 ‘빙과’!



꼭대기 전망대에 올라가면 이렇게 보인다. 말이 습지이지 그냥 평원이다. 멀리 보이는 도시가 쿠시로 시.



전망대 내부에는 과거 쿠시로습지의 생태계를 전시해 두었다. 조명도 어두침침하고 각종 생물의 사체와, 기괴하게 생긴 살아있는 물고기도 있어 약간 으스스했다.



건물 내부의 디자인은 예쁨.



그리고 오늘의 목적지 쿠시로 시내. 이곳은 시내에 있는 누사마이바시(幣舞橋)[2]라는 다리인데 여기가 쿠시로에서 가장 유명한 일몰을 보는 장소. 자기네들 말에 따르면 세계 3대 일몰 중 하나라고 한다.



위치는 위의 사진 참고. 우리가 머문 호텔이 다리 바로 위의 라비스타 쿠시로(ラビスタ釧路)다. 이렇게 보니 어제 머물렀던 료칸도 뭔가 라비스타의 체인점인듯?



다리 위에는 네 개의 조각상이 있으며 사계의 상(四季の像)이라 한다. 조각상이 세워진 건 1977년 5월인데 쿠시로 시민의 모금으로 만들어졌다. 이렇게 시민의 모금으로 조각상이 만들어진 건 일본 최초라고 한다. 뱀발이지만 조각상의 몸매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각 조각상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상징



평판이 자자한 일몰을 보러 개추운데 벌벌 떨어가며 종내 기다렸다. 소감은 뭐… 툭 터놓고 말해서 엄청나게 아름답지는 않았다… 다리 위에는 우리 말고도 일몰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았다. 다들 추위에 빨간 코를 하고 말이지.



기다리는 김에 사진과 함께 찍어본 아이폰 타임랩스. 약 30분 정도 찍은 듯.


  1. 여담이지만 야생에서 다 자란 두루미는 한싸움(…) 한다고 한다. 독수리, 매, 여우 등과 싸워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고.  ↩

  2. 북해도 3대 다리 중 하나. 다른 다리 둘은 豊平橋(札幌市), 旭橋(旭川市) 이것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