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간: 2016. 3. 10 - 3. 15 5박 6일
여행장소: 랜터카 북해도 일주
먼저 고백하자면 이 여행은 실제 올해 (2016년) 초 갔다 온 것이다. 이걸 이제야 작성하는 이유는 바쁜 일 때문에 작성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연말이 되어서야 겨우 짬이 나서 키보드를 두드려본다. 그리고 당분간 출장이 아닌 ’여행’으로는 해외 나가기 쉽지 않을 것 같아 예전에 다녀온 북해도를 복기하며 위안이나 삼으려는 심산이기도 하다. 미리 말해두자면 이제껏 다녀왔던 일본 료칸(旅館)중에서 최고의 경험을 한 곳이 이번 여행에 포함되어있다.
3월 여행지로 북해도를 정한 이유는 이미 관동(関東), 중부(中部), 관서(関西), 구주(九州), 오키나와(沖縄) 등 웬만한 곳은 다 발 도장을 찍어보았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안 가본 곳이 바로 시코쿠(四国)와[1] 북해도(北海度). 그 둘 중에 바야흐로 계절도 봄이 오기 전 겨울 막차겠다, 평소 북해도에 대해 품고있던 낭만도 있어 뭔가에 홀리듯이 비행기 표를 끊었다. 현지 이동수단은 이번에도 역시 진리의 렌터카. 랜터카의 장단점에 대해서는 간략하게 오사카 간사이 여행 출발전 게시글에 끄적여두었으니 관심 있다면 참고.
첫째날 이동 경로
매우 간단하다. 신치토세 공항(新千歳控股)에서 오타루(小樽)까지만. 일본에 도착하는 비행기 시각이 오후라 본격적으로 돌아다니기에는 너무 늦어 오타루 한 곳만 알차게 보기로 했다.
매번 일본에 올 때마다 느낀다. 내 마음속에 여행이 진정으로 시작된다는 흥분을 심어주는 곳은 공항이 아닌 이곳이다. 바로 고속도로 휴게소. 렌터카를 빌려서 악셀을 밟고 공항 근린의 도로를 빠져나갈 때도 이루 말할 수 없는 상쾌함이 들지만, 처음으로 방문하는 고속도로 휴게소보단 못하다. 그간 일본을 방문하며 언제나 억지로라도 첫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차를 세웠고 이번에도 내 18번은 변하지 않았다. 여담이지만 3월도 중순에 접어들었는데 눈이 사람 허리까지 쌓여있다. 제설작업으로 눈을 모아놓은 귀퉁이들은 성인 남자 키보다 훨씬 높다. 북해도는 눈 올 때 렌터카 잘못하면 정말 큰일 나니 주의하자.[2]
오타루(小樽)
잘지내나염? (お元気ですか?)이란 영화 ’러브레터’의 명대사로 유명한 관광도시이다. 극 중 여주인공 후지이 이츠키가 실제로 방문하는 곳이다. 그 영화에 등장했다는 것 하나만으로 이 도시를 꼭 방문하고 싶었다. 위에 보이는 사진은 오타루 중앙을 가로지르는 유명한 오타루 운하(小樽運河)
예약하면 이렇게 운하를 오르내리며 주변 풍광을 일본어 설명을 곁들여 감상할 수 있는 운하선(小樽運河船)을 탈 수 있다. 우리는 시간도 부족하고 날씨도 무척이나 추워서 건너뜀.
운하 옆으로 다양한 볼거리와 음식점이 있는 데누키코지(出抜小路)
다이애나 왕세비가 탔다던 곤돌라도 전시해 두었다 한다.
오타루 오르골당(小樽 オルゴール堂)
홈페이지: 링크
주소: 小樽市住吉町4−1
전화번호: 0134–22–1108
영업시간: 09:00–18:00(평일), 09:00–19:00(금,토,기타 휴일)
그렇게 이색적인 풍광 즐기며 걷다 보면 오타루 오르골 당에 도착한다. 한국에는 오르골 박물관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사실 오르골을 파는 가게는 오타루 시내에 여러 곳 존재하니 참고하자. 일단, 가장 유명한 곳은 위의 주소에 있는 곳이다.
가게 안에는 각양각색의 오르골이 가득하다. 스마트폰으로 깨끗한 음질의 음악을 어디에서든 즐길 수 있는 요즘 시대에 아날로그 감성 넘치는 오르골을 좋아하는 사람이 남아있을까만은… 혹시나 솔깃하다면 꼭 방문해 보자. 평소 오르골은 뭥미? 먹는거임? 하며 눈곱만큼의 관심도 없는 사람이라도 그런대로 즐길 수 있다.
정말 다양한 오르골이 있다. 위의 것은 계란과 생선 초밥 오르골.
점포 한 귀퉁이에는 초고가 오르골들이 진열대에서 반짝이고 있다. 실제로 파는 건지는 모르겠으나 가격표는 확실히 붙어있다.
크고 아름다운 가격.
선물용 나쁘지 않은 따뜻한 글귀가 적혀있는 액자. 실제로 동행은 오르골당에서 사라는 오르골은 안 사고 이 액자를 샀다.
오타루 맥주 창고(小樽ビール倉庫)
홈페이지: 링크
주소: 小樽市港町5–4
전화번호: 0134–21–2323
영업시간: 11:00 - 23:00(연중무휴)
오르골당이 오르골을 좋아하면 강력 추천하는 명소라면, 이곳은 맥주를 즐겨 마신다면 꼭 방문해 봐야 하는 곳이다. 시원한 오타루 맥주와 맛있는 안주를 즐길 수 있다. 맥주 창고 건물 자체는 옛날 생선 창고로 쓰던 걸 개조했다고 한다. 그래서 가게 이름에도 창고가 들어가나 보다.
맥주를 시키면 이렇게 특색있는 머그잔에 담아준다. 머그잔 수집을 좋아하는 나는 나오는 길에 2개들이 한 세트로 구입했다.
저녁 삼아 같이 시킨 스테이크도 도톰하니 맛있다.
이후 호텔로 돌아와서 휴식하며 첫째 날 종료. 일본은 어디서나 이렇게 종이학을 접어놓은 곳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