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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旅 - 해외여행, 맛집

북해도 여행 - 셋째 날 카페 Heart n Tree, 아칸호

여행기간: 2016. 3. 10 - 3. 15 5박 6일

여행장소: 랜터카 북해도 일주



셋째 날 이동 경로. 전날 묵은 아사히카와 숙소에서 출발, 아칸호의 숙소까지 가는 단순하기 그지없는 일정이다. 거리는 그리 멀지 않지만 눈이 온 상태라 속도를 못 내기에, 느긋하게 드라이브하며 북해도의 끝없이 펼쳐진 설경을 원 없이 만끽했다.



이번 호텔만 특별히 조식 사진을 찍은 이유는 비교적 싼 비지니스 호텔의 아침 식사임에도 질이 매우 훌륭했기 때문이다.[1] 상당히 먼 거리를 가야 하기도 하거니와 밥 두 그릇을 뚝딱 해치웠다.



가는 길에 들린 목장에서 먹은 우유 푸딩. 젤리 같은 느낌도 난다. 한국에서 와서 북해도 렌터카로 여행 중이라니까 아주머니께서 부자(お金持ち)라고 하신다. 전혀 아닌데 말이지. 사실 한국에서 북해도를 오면 대부분 관광버스나 대중교통으로 다니지 나처럼 랜터카로 다니는 한국인이 별로 없으므로 신기하기도 했을 것이다.



외양은 이런 형태다. 과하게 달지 않고, 우유의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었으며, 푸딩다운 쫀득쫀득함과 부드러움이 살아있어 무척 맛있게 먹었다.


Cafe Heart n Tree(ハートン・ツリー)


  • 홈페이지: 링크
  • 주소: 北海道阿寒郡鶴居村字雪裡496-4
  • 전화번호: 0154–64–2542
  • 영업시간: 10:00~17:00(정기휴무 있음)


나에게 북해도 처자들에 대한 환상을 심어준 멋진 카페 Heart n Tree(ハートン・ツリー)이다. 일본어 발음은 하톤츠리. 주소를 검색해보면 알겠지만, 여긴 렌터카가 아니면 도저히 올 수 없는 곳이다. 실제 방문은 셋째 날이 아닌 넷째 날이었지만 그렇게 하면 셋째 날 작성할 포스트가 너무 적어지므로 그냥 이날에 포함하여 적는다.



카페 창밖으로 보이는 풍광. 여름에 오면 온 사방에 녹음이 가득하다. 카페가 위치한 장소가 주변보다 ‘약간’ 높은 고지대라 동서남북으로 탁 트인 조망을 자랑한다.



우리는 샐러드와 갓 구운 빵을 먹었다. 겨울 비수기라 손님이 우리밖에 없었기에 종업원이 이렇게 친절하게 따끈따끈하게 구운 빵을 보여주기도 했다. 여기 음식 대부분은 모두 직접 구해다가 쓴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우유 등을 바로 옆 목장의 젖소에서 짜서 쓴다는 거고, 더 경이로운 건 그 작업을 하는 게 약관의 소녀들이란 것이다. 친절하고 얼굴도 예쁘장하고 생동감도 넘치는 게 마치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나오는 활기찬 농가의 소녀 캐릭터를 보는 거 같았다. 잘 먹고 갑니다.



이런 느낌?


아칸호(阿寒湖)와 료칸 라비스타 아칸가와(ラビスタ阿寒川)


  • 홈페이지: 링크
  • 주소: 北海道釧路市阿寒町阿寒湖温泉2–6–20
  • 전화번호: 0154–67–3200




일본의 천연기념물 마리모가 대량 서식하는 호수로 겨울에는 스케이트나 스노우보딩, 얼음낚시 등 다양한 윈터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역시 경치는 좋음. 그런데 너무 늦게 도착한 지라 가볍게 산책만 하고, 바로 이번 여행에서 단 하루만 숙박하는 일본 전통 숙소 료칸으로 향했다.



  • 홈페이지: 링크
  • 주소: 北海道釧路市阿寒町字オクルシュベ3–1
  • 전화번호: 0154–67–5566



라비스타 료칸은 아칸호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데[2] 호수 가장자리의 료칸들은 너무 비싸서 선택할 수 없었다. 랜드마크인 아칸호가 보인다는 이유로 일 인당 일박에 최소 한화 40만, 평균 60만, 비싼 데는 100만을 넘겼다. 그럼 2인이면 하룻밤 숙박비로 200만 원이 넘게 나가는 셈이다. 미친 척하고 지를까 하다가 이건 너무 과하다고 생각하여 차선책을 찾아보던 와중에 라비스타 료칸이 눈에 들어온 것이다.



라비스타 료칸의 특장점은 지은 지 얼마 안 되었다는 거다. 그리고 료칸 바로 옆으로 아칸 계곡물이 흐르는 고즈넉한 장소에 위치해서 분위기가 끝내준다. 결국 아칸호변을 피해서 예약한 이 결정이 대박이었다. 이제껏 묵어본 일본 숙소 중 최고의 경험을 나에게 선사해 주었다. 참고로 일본 숙소 예약 방법은 일본 호텔 예약하기의 모든 것에 정리해 놓았다.



라쿠텐 트래블에서 예약할 때 내가 주로 참고하는 ‘고객의 목소리’ 부분이다. 보면 방과 목욕탕의 점수가 특히 높은데 과연 그러했다. 그리고 서비스와 식사 점수가 낮은데 우리에겐 딱히 문제없었다. 다만, 식사인 가이세키(懐石)는 다 좋은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런지 준비 시간이 좀 오래 걸렸다.


그리고 이 중 최고는 바로 노천탕. 노천탕 옆으로 굽이쳐 지나가는 자그마한 아칸계곡 물이 녹아 졸졸졸 흐르고, 노루나 각종 조그만 산짐승이 뛰어다닌다. 그리고 천운이 따라 하늘에서 눈송이까지 떨어졌다. 온몸이 풀릴듯한 따뜻한 물에 들어가서 은은한 조명빛에 흩날리는 눈송이들을 보며 솔직히 이게 천국인가 싶었다. 일본 온천을 꽤 다녀보았지만 이렇게 자연, 온천, 분위기 3박자가 조화로웠던 곳은 없었다.



주차장에도 이렇게 노루나 사슴이 있다.



씻고 푹 쉬고 고요한 한밤중 료칸 로비에서 업무를 좀 봐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1.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북해도는 해산물이 신선하고 맛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한 호텔 식사도 상당한 맛을 자랑한다고 한다.  ↩

  2. 차로 5분, 걸어서 30분 정도의 거리다. 물론 말이 걸어서지 길이 험하므로 무조건 차타고 가야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