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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for my Life

한국의 엑티브엑스에 관한 워싱턴포스트 기사





한국은 액티브엑스 왕국이다. 인터넷상에서 뭘 조금만 하려고 해도 무조건 액티브엑스 설치부터 해야 한다. 금융권, 정부기관, 인터넷강의 사이트 등은 특히 그 정도가 심하며 국세청 사이트에서 연말정산이라도 하려면 20개 가까이 액티브엑스를 설치해야 한다. 비전문가인 내가 봐도 이런 실태에는 문제점이 있다.



액티브액스의 문제점



먼저 보안상의 문제이다. 액티브엑스는 브라우저 자체 제공 기능이 아닌, 따로 설치하는 것이기 때문에 해커가 악성코드나 스파이웨어를 은근슬쩍 끼워 넣을 수 있다. 물론 배포기관이 관리를 철저하게 한다고는 하지만 사람 일이란 게 어찌 될지 모르는 것 아닌가? 모르긴 몰라도 이런 식으로 유출되는 개인정보가 상당히 많을 것이다.




또한, 액티브엑스는 YES 문화를 조장한다. 사이트에서 액티브엑스를 설치할 때 보통 상단에 노란색으로 기다란 바가 뜨며 'XXX가 배포한 액티브엑스가 필요합니다. 설치하시겠습니까?'라고 물어본다. 당연히 사람들은 여기서 예를 선택한다. 사이트의 도움말 같은 것을 보더라도 덮어놓고 '일단 예 눌러서 설치부터 하세요.'라는 문구를 자주 볼 수 있다.



 


문제는, 이게 반복이 되면 예를 누르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린다. 광고 사이트 하나를 닫았는데 열 개가 새로 뜨는 현상, 툴바가 수십 개 깔려서 제대로 웹 서핑을 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는 것. 모두 이것 때문이다. 특히, 연세 지긋하신 분들은 금융사이트나 정부사이트에서 하던 습관 그대로 다른 사이트에서도 예를 누를 때가 많다. 이렇게 해서 고장나면 그분들은 대부분 스스로 고칠 수 없기 때문에 상황이 더 심각해진다.




마지막으로 이건 좀 사심이 들어있긴 한데... 맥 사용자로서 순정 맥에서는 액티브엑스 떡칠이 된 사이트를 이용할 방법이 없다. 반드시 페러럴스나 VMWARE 혹은 부트캠프로 윈도를 덧설치하여 이용해야 한다. 가끔 가뭄에 콩 나듯 맥의 사파리에서도 이용 가능한 한국 사이트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코레일. 별거 아니지만, 이것 때문에 기차표 예매를 할 때면 기분이 좋아진다.




워싱턴 포스트에 실린 한국 인터넷 문화의 실태



원문 : 워싱턴포스트 링크




국내에서는 블로터닷넷이나 소수의 블로그를 통하여 한국의 액티브엑스 문화를 성토하는 글을 종종 접하곤 했는데 외국사이트에서 보는 것은 처음이라 인상적인 구문 몇 개만 옮겨적어 본다.



14년 전 제정된 액티브엑스 사용을 강제하는 법이 아직도 한국을 얽매고 있다. 웹 분석회사 StatCounter에 따르면 한국 내 3/4 이상의 인터넷 활동이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이는 전 세계에서 1등이다. 한국인들에게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컴퓨터 화면 그 자체라고 할만하다.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탈출하려면 문제점이 많다. 윈도에서조차 크롬이나 파이어폭스를 쓰면 익스플로러 플러그인이 필요하고, 매킨토시에서는 아예 불가능하다. 맥 사용자들은 피시방이나 호텔 인터넷센터를 방문하거나, 집에 있는 윈도우피씨 혹은 맥의 부트캠프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많은 한국인이 이런 실태에 불만이 없다고는 하지만, 이건 보안상에 문제점이 많다. 최근 한국에서 급증한 개인정보 유출이나 사이버 공격만 봐도 알 수 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는 액티브엑스 설치할 때 예 버튼을 클릭해 줘야 하는데 이렇게 함으로써 컴퓨터의 보안이 해제되어 악성프로그램이 깔릴 수 있다. 특히 예 버튼 클릭이 습관이 되어버리면 상황은 더욱 악화한다. 사람들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에서 네 번째로 큰 온라인 서점인 알라딘에서 페이팔처럼 액티브엑스를 탈피한 결제시스템 도입했다가 카드사들한테 집단 보이콧을 당했다. 보이콧을 한 카드사 중 하나인 현대카드는 탈 액티브엑스 시스템은 안전하지 못하다고 주장한다. 결국, 알라딘은 액티브엑스 결제로 되돌아갔다.



알라딘의 김성동 대변인은 '한국의 결제시스템은 직업창출능력이 아주 뛰어나다. 액티브엑스에 대한 고객 불만이 아주 많아 거기에 대응하는 서비스 센터를 상시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라며 비꼬았다.



이상이 기사 번역이다. 액티브엑스가 국내 기업과 정부가 주장하는 것처럼 그렇게 보안이 뛰어나다면 왜 전 세계는 탈 액티브엑스로 나아가고 있을까? 액티브엑스를 고집하는 이유가 보안 때문이 아닌 액티브엑스를 만들고 공급하는 회사의 이득 때문이 아닐까? 이외에도 여러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기사에 달린 재미있는 댓글을 덧붙이고 포스트를 마친다.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정말 좋은 브라우저입니다... 크롬과 파이어폭스를 다운 받는데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