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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旅 - 해외여행, 맛집

나고야 일본 중부여행 1일차 - 게로(下呂)온천

여행기간 : 2014.08.18 ~ 08.22 4박5일, 렌트카 여행
여행장소 : 나고야, 일본 중부, 일본 알프스




일본 도착 전



동대구에서 김해공항까지는 고속버스를, 김해공항에서 나고야 중부공항까지는 대한항공 비행기를 이용하였다. 한국의 광복절 연휴와 일본의 오봉절 연휴가 끝나서인지 고속버스와 공항 모두 한산했다.




한산한 모습의 탑승동 내부. 사람도 적고, 날씨도 어두컴컴하고 비도와서 조금 음침한(?) 느낌도 들었다.




우리가 타고 갈 비행기. 대한항공 737-800이다. 얼핏 보니, 김해공항에서는 737이나 에어버스 320보다 큰 비행기는 거의 없는 듯 했다.



모든 수속을 마치고 이제 탑승만 하면 되는데 문제가... 폭우로 인해서 모든 비행기의 이륙이 지연되었다. 보통 비행기 이륙에 가장 부정적인 것이 바람 혹은 눈인데, 비로 지연이 되다니 의외였다. 더군다나 창 밖으로 내다보니 바람은 거의 안 불었고, 비도 그닥 오지 않았것만... 덕분에 13:00 정각 출발이었는데 40분 가량 지연되어서 13:40분에 출발하였다.[각주:1] 




나고야 중부공항 → 게로(下呂)온천




1시간 30분의 비행 끝에 나고야 중부 공항 도착. 이 공항에 오면 한 번은 보고 가야하는 전망대를 둘러보았다. 전망대는 공항 터미널 4층에 있는데, 짐을 주렁주렁 달고 있는 입국 시에는 구경하기 좀 그렇고, 짐을 부치고 홀가분하게 돌아다닐 수 있는 출국 시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공항 터미널 출국층에서 한 층 더 올라간 후, 쇼핑구역을 통과하면 된다.




실제로 우리도 전망대는 도착한 날이 아닌, 마지막 출국하는 날 보았다. 하지만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비행기도 얼마 없고 날씨도 무지하게 더워서 별로였다. 전망대를 빠르게 둘러보고 향한 곳은 오늘 묵을 곳인 게로 온천. 도중에 시로야마오오하시(城山大橋)를 잠깐 구경하고 갈 예정이다. 작년에도 와 본, 공항 1층 렌트카 구역에서 예약한 프리우스를 픽업하고 바로 출발.




중부지방을 렌터카 여행할 때 한 가지 팁이라면, 위의 사진에 나와있는 CEP 패스다. 이 패스는, 선불로 금액을 지불하면 일정 기간 동안 중부지역의 고속도로를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패스로, 어지간하면 패스를 이용하지 않았을 때보다 돈을 절약할 수 있다. 작년에는 나고야에서 바로 간사이(関西) 지방으로 넘어갔기 때문에 의미가 없었지만, 이번에는 매우 유용했다.[각주:2]




랜터카 직원에게 말하면 안내 종이를 주는데 보시다시피 한국어로도 나와있다. 다만 반드시 상담을 하자. CEP패스로 커버되지 않는 고속도로도 꽤 있기 때문인데[각주:3], 대표적인 구간이 나고야 ↔︎ 중부공항 구간이다. 우리는 마지막 날인 5일째는 나고야에서 공항가는 일 밖에 없기 때문에, CEP 패스를 5일치 끊지 않고 4일치만 끊었다. 상담을 하면 이러한 내용을 자세하게 알려준다.



CEP가 통용되지 않더라도, ETC카드는 왠만하면 신청하도록 하자. ETC카드는 우리나라로 치면 하이패스카드인데 외국인도 신청가능하다. 이 녀석이 없으면, 톨게이트마다 매 번 계산하랴 잔 돈 꺼내랴 무지 귀찮아진다.[각주:4] ETC카드가 있으면 톨게이트에서는 간단하게 지나가기만 하면 되고, 정산은 나중에 렌트카 반납 시에 한 번에 하면 된다. 참고로 이번 여행동안 뛴 총 거리는 약 900km, 연비는 23km/L가 나왔다. 고속도로 130km이상 밟고 에어콘 빵빵하게 튼 것 치고는 선방한 듯.




첫째날 이동 경로




처음으로 만난 고속도로 휴게소. 개인적으로 일본 렌트카 여행을 할 때 '시이~작' 이라는 느낌이 확 오는 곳은 처음 방문하는 휴게소인 것 같다. 간단하게 마실 것 구매.



시로야마오오하시(城山大橋)




시로야마오오하시(城山大橋)는 중부공항과 게로온천의 중간 쯤에 위치한 매우 높은 다리이며, 고속도로는 아니고 국도이다. 나카츠가와(中津川) 위에 놓여져 있으며 길이는 398.5 미터. 이 다리가 볼만한 것은 길이 때문이 아니고 높이 때문인데, 눈 대중으로도 다리 꼭대기에서 밑에 흐르고 있는 강물까지 100m는 되어보였다. 단 다리 길이도 짧고 도로도 2차로로 좁기 때문에, 앗차하면 놓치고 지나가기 딱 좋다. 내비 찍을 때는 다리를 직접 찍기가 곤란하기 때문에, 다리 근처에 있는 건물을 찍는 게 좋다.




막상 다리에 도착하면 주차할 공간이 없는데, 다리를 건너가면 좌측에 위와 같은 임시 주차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다만, 차 2~3대 밖에 못 댈 만큼 좁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다리 중앙에서 내려다 본 나카츠가와의 모습. 슬슬 어두워짐 + 폰카 콤보로 사진만으로는 얼마나 높은지 전혀 알 수 없지만, 막상 서보면 다리가 후들거릴만큼 높다. 그리고 아련히 들려오는 쓰르라미 울음소리.




벌써 어두컴컴하다. 비행기가 40분 연착하지 않았다면 이것보다 훨씬 밝았을 것이다. 어둑어둑해져서 이 다리 구경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여기서 게로온천까지 운전하는 것도 힘들었다. 시골의 국도라 해가 지니 완전 깜깜해졌기 때문이다.




다리 중앙에는 이런 석비와...




바라 보는 방향으로 무슨 산 등이 있는지 보여주는 조감도가 있다. 여기를 참고하면 더 많은 사진을 볼 수 있다.  



게로(下呂)온천



게로온천은 일본 3대 온천[각주:5] 중 하나이다. 수질은 알칼리성으로, 실제로 들어가보니 매끌매끌한 느낌이 났다.




게로에 도착하니 시간은 이미 저녁 9시가 다 되었다. 지금 뭘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게로 거리 구경은 내일 아침 일찍 하도록 하고, 오늘은 서둘러 료칸에 체크인한 후 식사와 온천을 하기로 했다. 아래 나오는 게로거리 풍경 사진은 모두 다음날 아침에 찍은 것이다. 또한 게로에서는 저녁에 편안하게 유카타를 입고 거리를 활보할 수 있기에, 똑같은 산책이라도 평상복을 입고 할 때와는 다른 느낌이 든다.




등(燈)이 잔뜩 달려있는 곳. 등 아래 보면 앉아있는 조각상이 있는데 저기서 사진 찍을 수 있다.




등에는 게로 온천에 있는 료칸의 이름이 적혀있다. 일왕이 머물렀다는 水明館과 우리가 머문 小川屋도 보인다.




앞서 언급한, 게로온천을 일본 3대 명천이라 칭한 유학자 하야시라잔의 동상이다. 특이하게도 발치에 원숭이가 있다.




꾸물꾸물한 하늘, 추적추적 내리는 비. 실제로 다음날 아침에 이렇게 비가 내려서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일정에 잡혀있는 카미코지(上高地)로 넘어가니 날씨가 개었다.




바로 전 주(週)에, 우리나라로 오던 태풍 할룽을 일본이 대신 몸빵(...)해줘서 강의 수량이 장난 아니다.



료칸 오가와야(小川屋)




첫날 머물 곳인 료칸 오가와야의 입구. 게로에는, 숙박시설 대부분이 료칸이라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료칸이 무지 많다 . 1인당 료칸 1박 숙박비는 평균 15~20만원 초반 선으로, 여기에는 일본판 한정식 저녁식사인 가이세키(懐石) 가격이 포함되어 있다. 거기에 경치가 좋은 방, 큰 방, 개별 온천(!) 등이 추가되면 가격이 더 뛰고, 가이세키를 빼면 가격이 싸진다. 따라서 료칸에서 제일 싸게 묵는 방법은, 애초에 숙박비가 저렴한 중,저가 료칸을 고르고, 거기서 가이세키를 빼고, 인터넷 할인을 추가하면 된다. 아무리 중저가 료칸이라도 가이세키를 포함하면 인당 15만원 밑으로는 잘 안 내려가기 때문에, 우리는 이틀째 한 번만 가이세키를 먹기로 했다. 첫째날은 평범한 저녁을 먹기로 결정.




호텔 로비에 있는 물이 흐르는 조형물.








로비 한 구석에는 가볍게 족욕할 수 있는 곳을 마련해 두었다.




오가와야에서 쓴 숙박비는 일인당 ¥6,000. 방에는 화장실과 세면대가 있고, 아침식사가 포함된 숙박플렌이다. 조건 치고는 상당히 저렴한 가격인데, 여기엔 다 이유가 있더라. 우선 오가와야는 에어콘이 빵빵하게 나오는 새로 지은 신관과 에어콘이 안 나오는 구관으로 나뉘어 지는데, 우리 방은 구관에 있었다. 물론 에어콘은 복도에만 안 나오지 방 안에는 나온다. 또한 구관에는 엘레베이터가 없어서, 계단으로 짐을 다 옮겨야 했다.




그리고 싼 방 답게 바깥 풍경이... 사진을 보니, 비싼 방은 강이 한 눈에 훤히 내려다 보이는 끝내주는 풍광을 자랑한다.




의외로 방 내부는 넓고 쾌적했다. 건물 자체가 오래 되었기 때문에[각주:6] 운치도 있었고. 다만 일행의 말에 따르면 좀 음산한 분위기도 난다 하더라. 혼자 자면 무서울 듯?



저녁식사 이자카야 킨센(金扇)




로비 직원에게 근처 맛집을 추천해 달라고 하니, 사진처럼 구르메 약도를 줬다. 직원이 추천한 곳은 3번과 4번. 이 중 3번은 술집인데 식사도 된다고 한다. 원래는 4번을 가려고 했으나, 시간이 너무 늦어서 문을 닫았다.




료칸에서 걸어서 2분 거리에 있는 술집 킨센. 황금부채 아니면 금빛부채(?)라는 뜻 인듯.




내부는 대략 이런 분위기. 탁자에 앉을 수 있는 곳도 있었는데, 이 날 손님이 무지하게 많아서 여기 자리도 겨우 앉을 수 있었다.




가격은 접시 하나에 7천원~1만원 초반 선. 그리 비싸지 않다고도 할 수 있으나, 나오는 양이 적기 때문에 넉넉히 먹으려면 돈이 꽤 나간다.




된장까스[각주:7]와 야끼소바.




구운주먹밥. 주먹밥에 살짝 양념을 더해서 살짝 구운 것. 맛은 soso~




히다규(이 지방 특산 소고기) 구이. 이 지역을 여행한 블로거들이 입을 모아 꼭 먹어봐야 하는 음식 탑에 들어가는 녀석이다. 개인적으로는 한국 구이집에서 구워먹듯이 많을 양을 먹지는 못할 것 같았는데... 그 이유는 너무 느끼해서. 마블링이 살아있긴 했는데 기름이 정말 많았다. 먹을 땐 이렇게 한 두 점 먹는게 알맞은 듯. 먹어보면 확실히 맛은 있다. 베어먹으면 기름 + 육즙이 쫘악 퍼지면서 살살 녹는 느낌.



확실히 간판에 술집이라고 적혀 있어서 그런지, 저녁식사보단 안주와 술 한 잔 걸치는게 어울리는 분위기이다. 술 좋아하시는 분 오면 딱 맘에 드실 듯 하다. 일본 향취도 나고.



킨센에서의 저녁식사로 오늘 하루 일정이 모두 끝났다. 료칸으로 돌아와서 온천을 하고 바로 휴식. 일행은 발 마사지를 받았는데, 30분 짜리 코스에 ¥3,000 이었다. 제법 실력도 있는 것 같고 친절해서, 걷다가 발이 피곤하다 싶으면 한 번쯤 받아봐도 좋을 듯 하다.



참고로 일본에서 온천할 때 주의할 점이 있는데, 탈의실에서 탕 안으로 들어갈 때 물기를 훔칠만할 것을 준비해 들어가야 한다. 한국 목욕탕에서는 탕에서 나오면 바로 몸을 닦을 수건이 있는데 일본은 그렇지 않아, 만약 준비하지 않았다면 탈의실에 있는 자기 락커까지 물을 뚝뚝 흘리며 갈 수 밖에 없다.



또한 이태리타올도 필수. 일본 온천에서는 절대 이태리타올을 주지 않는다. 대신 료칸방 혹은 탕입구 옆에 조막만한 수건을 준비해 주는데, 그 수건으로 몸을 비누칠해 씻는 방식이다. 그리고 탕에서 나온 직후 그 수건으로 물기를 가볍게 훔치면 OK. 큰 수건과 샴푸, 바디워시 등은 온천에 따라 구비되어 있는 곳도 있고 없는 곳도 있으니, 온천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카운터에서 물어보자.



느긋하게 온천으로 피로를 풀고, 방에 돌아와 맥주와 과자를 먹으면서 하루를 끝냈다. 내일은 일본의 알프스라 불리는 카미코지(上高地)를 둘러볼 예정. 끝.



  1. 쓸 데 없지만, 이 날은 교황님도 13:00 분에 한국 출발이어서 "교황님하고 같은 시각 출발 우왕~" 하고 있었는데 아쉽게도 실패. [본문으로]
  2. 사진에 보면 실시기간이 있어, 마치 기간한정인 것 처럼 보이는데 아니다. 기간은 매 년 갱신된다. 혹시 불안하다면 렌터카 예약한 곳에 전화하면 친절하게 알려준다. [본문으로]
  3. 지도의 짙은 색은 커버가 되고 연한 색은 커버가 안되는 구간이다. [본문으로]
  4. 한국의 고속도로는 어지간하면 나갈 때 한 번만 돈을 내는데, 일본 고속도로는 수시로 돈을 낸다 [본문으로]
  5. 3대 온천이라고 한 사람은 에도시대 초기 유학자인 하야시라잔(林羅山). 다른 두 개는 아리마온천(有馬温泉)과 쿠사츠온천(草津温泉)이다. [본문으로]
  6. 게로 온천에는 오가와야보다 훨씬 오래된 료칸도 있다. 산 중턱에 하나 있는 료칸인데, 건물 자체가 문화재이며 수 백년 되었다고 한다. 다만 숙박비가 비싸서 그 곳은 패스. 라쿠텐 가격으로 일인당 30만원 정도 했던 듯 [본문으로]
  7. 나고야를 포함한 중부 지역에서는 된장을 좋아해서, 다양한 요리에 활용한다고 한다. [본문으로]